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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지널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견제-로슈의 사례로
    바이오헬스케어 2019. 11. 1. 13:21

    <요약>

     

    지금까지 오리지널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견제해오던 전통적인 방식은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특허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주력 제품의 매출이 특허 기간 만료 후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신물질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형 변경’이라는 견제 방식이 한 가지 더 추가되고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한 가지 더 생기는 것입니다.

    오리지널사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변경한다면, 바이오시밀러 업체 입장에서는 그 만큼 관련 시장 진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커짐을 의미합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Roche 의 전략입니다.

    Roche 는 특허 기간이 만료된 기존 Herceptin 에 대해서 적응증을 추가하며 특허 기간을 늘리는 전략보다는, 이를 SC 제형으로 변경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택함으로써 Roche 가 기대한 효과는 2 가지라고 판단됩니다.

    1) 이제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SC 제형으로 변경하는 것까지 돈과 시간을 써야 합니다. 물론 SC 제형 말고 IV 제형만 개발해서 시장에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자는 이미 SC 제형을 더욱 선호하고 있습니다.

    2) Roche 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IV 제형 제품들을 SC 제형으로 계속 변경(ex. Perjeta)하려 합니다. 병용 투여 전략을 더욱 쉽게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견제는 용이해질 수 있습니다​

     


    SC 제형을 통한 Delivery 시장이 커지고 있다

    약물이 우리 몸으로 전달되는 대표적인 경로는 1) 경구(입을 통해 약물을 섭취)와 2) 주사(주사를 이용하여 약물을 몸으로 주입) 형태일 것(물론 흡입, 패치 등의 경로도 있 음)이다. 이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는 바로 경구를 통한 약물 전달이다. ‘약을 먹었다’라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사용할 만큼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약물 투여 방 식은 경구 투여 방식이다. 약의 형태가 알약이든지 시럽이든지 우리는 주로 약을 ‘먹어’ 왔다. 이는 지금까지도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의 종류가 바로 ‘저분자화합물’이기 때문이다. 저분자의약품은 약의 구조가 화학식으로 표현될 만큼 단순하고 분자의 무게 역시 가벼운(1KDa 이하)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경구로 복용하더라도 분자구조가 손상되지 않기 때문에 본래의 효능을 잃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바이오의약품의 등장: ‘경구 → 정맥주사’로의 Delivery 방식 변화

    바이오의약품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바이오의약품은 그 자체가 바로 단백질 (수 많은 펩타이드가 순서에 맞게 결합되어 있으며, 고유의 기능을 갖고 있는 형태를 의미)이기 때문에 구조가 매우 복잡하며 분자량 역시 저분자의약품 대비 비교할 수 없 을 만큼 크다. 따라서 설계도(분자식)만 있으면 큰 어려움 없이 똑같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저분자의약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구조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공장에서 화학적 합성을 통해) 의약품을 생산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미생물을 배양하여 그것으로부터 원하는 단백질을 추출하는 형식으로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즉, 같은 회사가 같은 시설에서 생산한 바이오의약품이라도 어제 생산한 것과 오늘 생산한 단백질이 100% 정확하게 동일할 수는 없다.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을 ‘바이오시밀러’라고 부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단백질 자체가 약으로서 효능을 갖는 것이 바로 바이오의약품인데, 이를 경구로 투 여한다면 사람의 소화기관에서 여러 조각의 펩타이드로 분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렇 다면 단백질의 구조도 당연히 변하기 때문에 약으로서 효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높 다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바이오의약품은 다른 형태의 투여 방식이 필요한데, 바로 ‘주사 제형’이다.

    주사(Injection)의 종류 1) 정맥주사, 2) 일반주사, 3) Pen-Type

    주사(Injection)란 주사 바늘을 사용해서 체내에 약물을 넣어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 료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현재 주사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으 나, 주사를 하는 형태로 구분을 하자면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방식은 우리 가 흔히 ‘링거’라고 표현하는 IV(Intravenous; 정맥주사)가 있다. 이는 파우치에 담겨 있는 약물을 튜브로 연결하여 환자의 정맥에 주사 바늘을 통해 투여하는 방식이다. 투 여해야 하는 약물의 양과 속도를 조절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 방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주사(피내/피하/근육)하는 방식이다. 여기엔 이미 약물이 주사기에 채워져 있는 ‘Prefilled’ 형태와 약물이 들어있 는 바이알에 빈 주사기를 꽂은 다음 약물을 채워서 주사(피내/피하/근육)하는 형태가 모두 포함된다. 마지막은 Pen-Type 형태의 주사기가 있다. 마치 필기도구인 펜과 형태가 유사하다고 하여 Pen-Type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스스로 본인에게 매일 주사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미FDA 승인 의약품 중 SC 제형에 대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들어서 미FDA에서 승인 받은 신약들의 제형(Formulation)을 살 펴보면 자가주사가 가능한 SC(피하주사) 제형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아 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Injection 제형 중 SC 제형의 비중이 20%~30% 수준이었던 2010년 초와 비교해서 최근 들어서는 그 비중이 30%~40% 대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 FDA 에서 승인 받은 신약을 제형 별로 분류: SC 제형에 대한 건수 및 비중 증가세

    자료: FDA

    자료: FDA

    이러한 모습은 실제로 SC 제형에 대한 니즈가 발생하고 있는 ‘항체의약품’으로 범위를 축소해서 보면 더욱 명확하게 보인다. 아래 표와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매년 항체의 약품에 대한 미FDA의 승인 건수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 중 IV 제형보다 SC 제형에 대 한 승인 건수가 최근 3년간 오히려 더 높다. 시계열을 최근 5년간으로 확대해봐도 IV 제형으로 승인 받은 항체의약품과 SC 제형으로 승인 받은 항체의약품의 수는 각각 21 개로 동일하다.

    특히 미 FDA 에서 승인 받은 ‘항체의약품’으로 범위를 축소해보면 SC 제형에 대한 비중 증가가 확연하게 보이고 있음

    미 FDA 로부터 승인받은 SC 제형의 바이오의약품 List

    Prefilled 형태의 주사 Pen-Type 형태의 주사

     


    SC제형 시장은 왜 커질까: 공급자(제약사) 입장

    과거보다 신약 개발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unmet needs를 충족시킬만한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와 대형 L/I 및 L/O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 사들이 기약 없는 R&D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만약 unmet needs를 충족시킬 신약 개발에 성공했을 경우 여러 종류의 특허를 통해 독점권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막 대한 수익을 한번에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를 포함하여 글로벌 제약사들에 대한 시장 가치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해당 기업이 보유한 Pipeline을 찾아보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신약 개발이 이제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등 파머징 국가들에 있는 제약사들로까지 확장되는 분위기이다. 즉, 과거보다 신약 개발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글로벌 제약사 들의 투자 효율성(ROIC)이 지난 20년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 다.

    기존 제품에 대한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

    과거보다 신약 개발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환경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① 이 미 개발된 오리지널 제품의 수명은 최대한 연장하고, ② 새로 개발되는 제품에 대해서 는 경쟁사 제품의 신규 진입을 최대한 까다롭게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 를 위한 전형적인 전략은 ‘특허’를 통해 신규 진입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오리지널사들 이 제품에 대한 특허를 청구하고 있는 범위는 1) 물질(신약의 최초 약리성분), 2) 적응 증(indication), 3) 제조방법(Process), 4) 제형(Formulation)으로 요약할 수 있다(참 고로 염 특허가 있긴 하지만 이는 케미컬의약품에 한정되기 때문에 제외함). 그리고 오 리지널제약사들은 이러한 전략을 혼합하여 사용함으로써 자신들의 제품 매출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를 Evergreen 전략이라고 표현한다.

    의약품에 대한 대표적인 특허 청구 범위

    동일 물질, but 제형 변경을 통해 특허 기간 연장

    이 중 최근 주목할 만한 것은 ‘제형(Formulation)’ 변경을 통한 특허 등록이다. 저분자 의약품은 대부분 경구를 통해 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제형(Formulation) 변경을 통한 차별화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의 경우는 다르다. 바이오의약품 은(특히 항체의약품일 경우) 단백질의 3차원 구조 그 자체가 바로 약의 효능을 갖기 때 문에 그 모양이 변하게 되면 약으로써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소화기관을 거 치지 않고 바로 우리의 체내로 흡수될 수 있는 IV 제형이 바이오의약품의 일반적인 약 물 투여 방식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IV 제형의 문제점은 바로 ‘불편함’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의료환경이 다른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 및 의료비 측면에서) 2~3주 마다 직접 병원에 가야 하는 불편함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만약 기존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변 경하여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면 이는 기존 제품들과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제형 변경을 통해서 기존 제품에 대한 수명 연장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예는 Roche의 Herceptin(Trastuzumab)이다. Herceptin은 HER2 수용체를 타겟으로 하는 항체의약품으로 2018년 기준으로 연간 $71.4억이 팔린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하 지만 유럽과 미국에서의 특허가 각각 2014년 7월, 2019년 6월 만료되면서 바이오시밀 러 제품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유럽에서의 매출액은 2018년 초 부터 급격하게 빠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 으로 예상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상황에서 Roche가 Evergreen 전략의 일환으로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변경하여 시장에 출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유럽 시장에서 Trastuzumab 은 이미 IV 제형 비중보다 SC 제형 비중이 더 큰 상황

    물론 IV 제형만이 갖고 있는 장점(약물에 대한 혈중 농도를 빠르게 올릴 수 있음)이 명 확하기 때문에 IV 제형이 모두 SC 제형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SC 제 형은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편의성 및 경제적 이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미 검증되 어 있는 약물이 SC 제형으로 나온다면 파급력은 클 수 밖에 없다.

    Roche가 기존 Herceptin 및 Rituxan에 대한 제형을 SC 제형으로 변경하여 다시 출시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단순 시장의 수요 뿐만 아니라 Herceptin SC 제형 과 Rituxan SC 제형 모두 피하의 ECM(Extracellular matrix) 구조를 일시적으로 뚫 을 수 있는 Halozyme Therapeutics의 ‘Enhance’ 기술이 접목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물질 특허가 새로 걸린 상황(Herceptin SC 제형에 대한 특허 만료: 2030년 7월) 이다. 결론적으로 Roche의 ‘이미 검증이 된 물질을 기반으로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형 변경을 하면서 특허 기간까지 늘리는 전략’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Herceptin IV 제형 Herceptin SC 제형

    Herceptin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미국 판매를 위해 오리지널사인 Roche 와 settlement 를 맺은 기업


    SC제형 시장은 왜 커질까: 수요자 입장

    바이오의약품의 수요자는 IV 제형보다 SC 제형을 선호한다

    저분자의약품(케미칼의약품)은 ‘제형(Formulation)’ 변경과 관련된 특허가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어차피 저분자의약품에 대한 일반적인 복용 방법은 충분히 간편하기(대 부분 경구 복용)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앞서 언 급한 바와 같이 바이오의약품은(특히 항체의약품의 경우) 그 자체가 단백질이기 때문에 약물이 우리의 몸에 투여될 때 3차원 구조를 온전히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를 경구로 복용하면 우리의 소화기관이 약물의 3차원 구조를 그대로 분해해 버 릴 것이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항체의약품(흔히 2세대 바이오의약품이라고 불리며, 1세대 바이 오의약품으로 불리는 대표 주자의 예는 인슐린. 인슐린은 항체의약품보다 크기도 훨씬 작고 무게도 훨씬 가볍기 때문에 현재는 대부분 SC 제형을 통해 약물이 투여되고 있음) 은 우리의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고 약물이 투여되어야 하기 때문에 IV(정맥주사) 제형 으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IV 제형은 수요자(병원, 환자) 입장에서 매우 불편하다. 따라서 시장의 이러한 수요를 파악하고 글로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기존 바이오의약품 또는 신규 출시할 예 정인 바이오의약품에 대해 SC 제형으로 변경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Roche의 Herceptin SC 제형과 Rituxan SC 제형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Rituxan IV 제형과 SC 제형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 SC 제형 선호 이유: 시간 > 스트레스 > 고통 順

    SC 제형이 기존 IV 제형 대비 수요자(병원, 환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주요 장점은 1) 주사로 약물을 투여할 때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고, 2) 매번 병원에서 장시간 동안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도 줄일 수 있고, 3) 특히 의료비가 비싼 미국에서 환 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4) 감염에 대한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다. 즉, 수요자 입장에서는 만약 SC 제형이 기존 IV 제형보다 비열등하다면 굳이 기존 의 IV 제형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수요자 1: 병원

    환자에게 정맥주사를 놓기 위해서는 숙련된 의료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 한 사실은 정맥주사제를 준비하기 전까지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반적 으로 IV 제형으로 출시된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파우더 형태로 바이알에 보관되어 있는 데, 이를 액체 형태로 바꾸는 Reconstitution 과정과, 액체로 바뀐 약물을 식염수에 희 석하는 Dilution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아무리 숙련된 의료진이라고 하더라도 최소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약물 투여 용량이 환자의 몸무게와 비례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서 같은 Herceptin이라도 투여 받는 환자의 몸무게와 투여 방법(횟수, cycle 등)에 따 라 투여되는 용량이 모두 달라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의료진은 이를 모두 계산해서 투 여할 약물을 준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반면 SC 제형의 경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몸무게와 관계 없는 동일 용량 이다. 또한 Reconstitution과 Dilution과 같은 준비 과정이 없다. 즉, 병원 의료진 입장 에서는 준비 과정이 간편하고 의료 사고에 대한 위험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요자 2: 환자

    환자 입장에서도 정맥으로 약물이 투여되는 것보다 (자가)주사 형태로 약물을 투여 받 는 방식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Roche의 Rituxan SC 제형에 대해 환자들의 설문조사를 참고해보면, 기존 IV 제형보다 SC 제형에 대한 선호도가 압 도적으로 높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C 제형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짧은 투 여 시간’을 꼽고 있다.

    IV 제형을 투여할 때 파우치에 담겨 있는 약물을 그대로 환자에게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오의약품은 보관 및 이동 시 약물의 변질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파 우더 형태로 바이알에 담겨서 보관되는데, 이를 환자에게 직접 투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여러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환자의 상태(몸무게, 약물 투여 주기, 병의 진 행 정도, 병용 투여 여부 등)에 따라서도 약물의 농도를 모두 달리 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 준비 과정은 크게 1) Reconstitution과 2) Dilution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st. Reconstitution

    Reconstitution이란 파우더 형태로 바이알에 담겨 있는 약물을 액체의 상태로 형태를 바꾸는 과정을 의미한다. Roche Herceptin의 사용법에 따르면 420mg 농도의 바이알 을 환자에 투여하기 위해서는 먼저 20ml 용량의 정제수를 넣어서 reconstitute 하도록 되어 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기포가 생기면 자연 스럽게 기포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 제 자리에 놔둬야 한다는 점이다.

    2 nd. Dilution

    바이알에 담긴 약물이 Reconstitution 과정을 통해 액체로 변하면 그 다음에 할 일은 환자에게 투여하기 위해 이를 식염수에 희석시키는 것이다. Roche Herceptin의 사용법 에 따르면 21mg/mL의 Herceptin에 250mL의 식염수(0.9% 농도)로 희석시켜서 환 자에 투여하도록 되어 있다.

    1 단계. 파우더 형태로 바이알에 담겨있는 약물 2 단계. 파우더 형태를 액체 형태로(Reconstitution)

    3 단계. 액체 상태의 약물을 주사기로 빼낸 후 4 단계. 식염수가 담긴 파우치에 약물 주입하여 희석


     

    SC제형으로의 투여방식 변경위한 기본전제: 1) 고농도 약물, 2) ECM 구조에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3) H/W 디바이스

    SC 제형으로 만들기 위해 선행되야 하는 것은 바로 ‘고농도’ IV 제형에서 SC 제형으로 약물의 투여 방식을 바꿀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 까?

     

    기술적인 부분을 생각해보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약물의 양(Volume)’이다. 보통 ‘링거’라고 표현되는 IV 제형에서 약물은 파우치에 담겨 있다. 하지만 SC 제형은 그 디바이스가 Prefilled Syringe 형태이든 Pen-Type 형태 이든 한 손에 쥐고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파우치보다 약물을 담을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 작을 수 밖에 없다. 기술적인 부분을 생각해본다면 더욱 근본적인 문제점에 맞닥뜨리게 된다.

     

    정맥을 통해 바로 약물이 투여되는 IV 제형과 달리 SC 제형은 약물을 사람의 피부 바로 아래(피하) 로 투여하게 되는데, 문제는 사람의 피하조직이 매우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억지로 주사를 통해 외부 물질(약물)을 이곳에 투여하게 된다면, 조직이 망가지 게 되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IV 제형에서 사용되는 것처럼 많은 양을 투여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약효는 기존 IV 제형과 비열등하면서도 전체 약물의 양(Volume) 은 2ml 이하(피하의 조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약물이 림프관 또는 혈관으로 이동할 수 있는 최대 용량)로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즉 약효는 유지하면서 약물의 양(Volume)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약물의 농도를 높게 (High Concentration)해야 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하고, 이것을 ‘고농도 기술’이라고 표 현한다. 하지만 약물의 농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그에 비례하여 PPI(Protein-Protein Interaction)와 점도(Viscosity)도 올라가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아무나 고농도 기 술을 갖고 있지 못하는 이유이다.

    피하로 투입된 약물의 양 및 분자량에 따라 림프관, 혈관으로 흡수되는 모습

    고농도’만으로 약물의 양(Volume)을 줄이지 못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하로 투여되는 약물의 양을 2ml 이하로 줄이지 못한다면, 피하에 서 약물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기술이 꼭 필요한데, 현재 상용화되고 있 는 유일한 기술은 ECM(Extracellular Matrix; 세포외기질)에 있는 Hyaluronic acid(히알루론산)을 분해하여 약물이 흡수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Halozyme Therapeutics의 ‘Enhance 기술’이다. 이를 적용하여 IV 제형에서 SC 제형 으로의 변경을 성공한 대표적인 약물이 바로 Roche의 Herceptin SC 제형과 Rituxan SC 제형이다.

    약물로 양(Volume)을 충분히 줄였더라도 ‘히알루로니다제’는 매력적

    약물을 고농도 만드는데 성공해서 피하로 투여되는 약물의 양이 2ml 이하라도 ECM 구조를 분해하는 ‘Hyaluronidase(히알루로니다제)’는 매력적인 기술이다. 2ml 이하라 는 것은 피하주사가 가능한 물리적인 기준일 뿐이기 때문이다. 2ml 이하로 약물을 투여 할 수 있어도 ‘히알루로니다제’를 이용하여 ECM 구조를 분해할 수 있다면, 주사를 맞을 때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고, 약물의 체내 침투 속도도 더욱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고농도 약물 + ECM 관련 기술, 이젠 H/W 디바이스의 차례

    SC 제형으로 가는 마지막 여정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정확한 용량으로 약물을 투여 할 수 있도록 하는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일이다. 현재 자가주사가 가능한 형태로 쓰이 고 있는 디바이스는 크게 Prefilled Syringe와 Pen-Type Syringe가 있다. 특히 Pen-Type Syringe는 크기가 형광펜 정도로 기존 주사기보다 사용하기도 편하 고 무엇보다 정확한 용량의 약물을 쉽게(Auto injection)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법을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약물 을 투여해야 하는 ‘자가면역’ 관련 질환 환자나 ‘당뇨’ 질환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따라서 이러한 장점을 후발 주자의 시장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장벽으로 만들기 위해 글 로벌 제약사들은 물질이나 적응증에서의 특허 뿐만 아니라 관련 디바이스에도 수 많은 특허를 걸어놓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Sanofi는 Lantus 바이오시밀러의 진입 을 막기 위해 Pen-Type Syringe의 작동 방식 및 H/W 관련 특허 소송을 Eli Lilly, MSD, 그리고 Mylan/Biocon와 이어오고 있다.

    SC제형으로 가는 1st 여정: 약물의 농도를 올려야 한다

    IV와 SC의 물리적인 디바이스 차이,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피하조직에 약물을 안 정적으로 투입하는 문제로 인해서 바이오의약품의 SC 제형에는 약물의 고농도화(High Concentration)가 필요하다. 하지만 약물의 농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약물 성분간의 PPI(Protein-Protein Interaction; 단백질 상호작용)에 따라 점성(Viscosity)이 높아 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기존 IV제형과 약효는 비열등 하 면서 약물 전체의 volume은 줄일 수 있다.

    PPI(Protein-Protein Interaction)? 단백질이란 수 많은 아미노산들이 순서에 맞게 배열되어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음과 동시에 신체에서 고유의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 몸의 신체 활동 이 이러한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과정을 총칭하는 말이 바로 PPI(단백질 상호작용)이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특히 항체의약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PPI는 달갑지 않 은 용어이다. 바이오의약품은 3차원 구조의 단백질 그 자체가 약으로써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서 Herceptin(Trastuzumab)의 경우 세포의 HER2 수용체에 항체가 달라붙 음으로써 세포 간의 신호전달 체계를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항체와 HER2 수 용체가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정확히 3차원 구조적으로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 지만 이를 SC 제형으로 만들 때는 IV 제형에서 생각치 못했던 PPI라는 문제가 발생하 게 된다. 쉽게 말해서 약물의 농도를 높게 만들다보니 그 안에 있는 항체들끼리 엉겨붙 는 현상(Aggregation)이 발생하는 것이다.

    즉, 본래의 단백질 구조가 서로 엉키면서 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약효가 없어지는 부작 용이 나타나는 것을 고농도 약물에서 PPI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약물을 고농도로 만 들 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단백질(항체) 사이의 공간이 줄어들면서 서로 이 온 결합(Electrostatic), 소수성 결합(Hydrophobic)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렇게 서로 결합을 하다 보니 엉키면서 그림20에서 보이는 것처럼 마치 그물과 같은 모양으로 변하게 된다. 이 상태로 약물을 피하주사로 투여하게 되면 당초 기대와 같은 약효가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예상치 않았던 면역 반응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따라서 약효는 IV 제형과 비교하여 비열등 하면서도 SC 제형으로 투여할 수 있을 만큼 (약물의 Volume을 최소화) 약물을 고농도(High Concentration)화 시키는 기술의 보 유 여부가 제약사들의 향후 방향성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주요 잣대라고 판단된다.

    약물에 있는 단백질(항체)이 엉켜있는 모습(Aggregation)

    고농도 약물에서 단백질끼리 서로 엉키는 것을 해결하는 기술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PPI를 극복하는 기본 접근 방식은 단백질끼리 이온 반응이 발생되지 않도록 약물에 이물질(ex. Arginine 등)을 넣어주거나, 아니면 단백질 의 표면을 이온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정 물질로 감싸는 등의 기술인 것으로 파악 된다.

    Viscosity(점성)?

    약물의 농도를 높이다 보면 그림20에서 볼 수 있듯이 단백질이 서로 그물처럼 연결되 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렇다 보면 당연히 약물의 점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단백질이 서로 엉켜도 약효 및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피하로 주입해도 체내에 안정적으로 투입하기 매우 어려워지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단백질 간의 PPI를 막는 기술이 필요하다.

    약물 고농도 관련 기술 보유 기업 list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들 기업으로부터 L/I 했거나 또는 자체 개발)

    SC제형으로 가는 2nd 여정: ECM 구조를 극복하라

    ECM(Extracellular Matrix; 세포외기질)이란?

    다세포 동물의 경우 수 많은 세포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생명을 유지해 가는데, 우리 몸의 구조를 지탱해주는 구조 중 하나가 바로 ECM이다. ECM이란 ‘세포 밖의 공 간’이라는 의미인데, 크게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번째 역할 은 생명체가 올바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구조적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의 몸을 빌딩으로 표현하자면, ECM이란 구조물을 단단하게 고정하는 역할 을 하는 시멘트와 철근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역할은 세포 간 신호가 원활하게 오갈 수 있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몸은 수 많은 세포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세포간의 안정적인 신호 교 환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ECM은 일반적으로 그림22에서 볼 수 있듯이 피부 바로 아래(피하)에 존재하고 있으 며, 크게 ‘단백질’과 ‘탄수화물’로 구성되어 있다.

    ECM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경우 다시 1) Adhesive Protein과 2) Structural Protein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자를 구성하는 대표 단백질로는 Fibronectin과 Laminin이 있으며, 후자를 구성하는 대표 단백질로는 Collagen(콜라겐)과 Elastin(엘라스틴)이 있다. ECM을 구성하는 탄수화물로는 크게 1) 연골을 형성하는 Chondroitin Sulfate와 2) Hyaluronic Acid를 들 수 있는데, 과학자들이 주목한 물질이 바로 이 Hyaluronic Acid(히알루론산)다.

    피부 조직 피하에는 여러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모여 구조를 이룬다

    Hyaluronidase(히알루로니다제)란?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은 피하 조직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 다당류(여러 개의 당 으로 구조가 이루어진)인데,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물과 친하다(친수성)는 점이다. 따 라서 히알루론산은 물을 흡수하려는 성격이 매우 강하며, 물과 한번 결합하게 되면 마 치 젤과 같은 형태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젤 형태가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함과 동 시에 우리 몸의 구조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의 몸 에는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물질도 함께 보유하고 있 다는 점이다.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물질이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곳은 생식세포인 정자에서이다. 이유는 수정을 위해는 정자가 난자의 세포막을 뚫어야 하는데, 여기에 히알루론산을 분 해하는 효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20세기 초에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으 며, 남성의 생식세포뿐만 아니라 뱀의 독이 빨리 퍼지는 이유도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요소가 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밝혀져 있었다. 당시 이 효소를 ‘Spreading Factor’로 부 르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Spreading factor를 ‘Hyaluronidase(히알루로니다제)’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 은 1940년대에 이를 의료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이다. Hyaluronidase를 의약품으 로 승인 받은 첫 번째 제품은 1948년 출시한 Wyeth(현재 Pfizer의 자회사)의 Wydase였으며 이후에도 관련 제품이 잇따라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제품들이 공 통적으로 갖고 있던 한계는 장기적인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유는 당시 Hyaluronidase는 동물의 생식세포에서 유래(채취 후 여러 정제 과정을 거쳐서 사람에 게 투여)했기 때문에 ‘면역원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상용화된 Humanized Hyaluronidase는 Hylenex가 유일 따라서 Hyaluronidase를 더욱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의 것’을 이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으며, 2005년 미 FDA에서 처음으로 승인 받 은 인간 유전자 재조합 Hyaluronidase(rHuPH20)이 바로 Halozyme Therapeutics (이하 Halozyme)의 ‘Hylenex’이다. Halozyme은 기존 동물유래 물질의 대안으로 코네티컷 대학과 인간 Hyaluronidase(PH20 Protein)의 DNA 염기서열에 대한 특허(특허번호: US 5,721,348 / 1998년 등록)를 독점적으로 공유하고 있다(2015년 특허 만료). 그리고 이를 재조합 인간화한 rHuPH20(인간 유전자 재조합 PH20)에 대한 물질 특허를 획득 했으며 2027년 만료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사용 및 제조방법과 관련된 특허는 미국에서 2027년, 유럽에서 2024년 만료될 예정이다.

    현재 상용화된 히알루로니다제 중 Halozyme Therapeutics 의 제품이 유일한 인간 유래 물질

    자료: Halozyme Therapeutics

    Halozyme Therapeutics 의 Hylenex(rHuPH20) 암 치료에도 해당 기술이 응용되고 있음

     

     

    굳이 히알루론산을 타겟으로 하는 이유는?

    → 반감기 피하로 약물이 주입되었을 경우 이것이 체내로 잘 흡수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촘촘한 ECM 구조에 인위적으로 공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는데, 이 때 어느 성분을 분해하 여 공간을 창출할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르게 된다. 그리고 현재까지 개발되고 상용화된 기술은 모두 ‘히알루론산’을 타겟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반감기 때문이다. ECM 구조는 Collagen(콜라겐), Elastin(엘라스틴) 등의 단백질과 Hyaluronic Acid(히 알루론산), Proteoglycan(프로테오글리칸) 등 수 많은 다당류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이 다. 따라서 이들 구성 요소들 중 하나만 분해할 수 있다면 촘촘한 ECM 구조가 와해되 면서 약물이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고려해야 하는 것은 ECM 구조의 와해가 일시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약물이 체내로 흡수된 이후에도 ECM 구조에 와해가 있다면, 우리 몸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 분해되더라도 빠르게 복구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히알루론산’이기 때문에, 현재 관련 기술들이 모두 히알루론산을 타겟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단백질인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반감기는 각각 5년, 70년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히알루론산의 반감기는 약 15분이다.

    하지만 모든 SC 제형에 Hyaluronidase가 필수는 아니다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효소인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는 ECM 구조에 일시 적으로 공간을 창출해주기 때문에 특히 분자량이 큰 ‘항체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만들 경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관련 기술이 바이오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만들 때 필수는 아니라 는 점이다. 분자량이 큰 항체의약품이라도 고농도로 응축하여 약물의 양(Volume)을 피 하주사가 가능한 2mL 이하로 할 수 있다면 굳이 ‘히알루로니다제’ 관련 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SC 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이라 해도 모두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1회 투여량이 2mL를 넘거나, 또는 2mL 미만이라도 제약 사의 전략(약물의 용량을 더욱 줄일 수 있다면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고, 체내 흡수 속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따라 관련 기술을 채택할지 여부는 모두 다르다.

    현재 상용화된 SC 제형 형태의 바이오의약품 정리 → SC 제형이라고 모두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아님

    SC제형으로 가는 3rd 여정: 사용하기 편한 H/W가 필요하다

    이용하기 편한 H/W는 특히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SC 제형으로 가는 세 번째 여정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정확한 용량으로 약물을 자가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H/W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일이다. 현재 자가주사가 가능한 형 태로 쓰이고 있는 H/W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이다. 첫 번째는 이미 필요한 용량의 약물이 주사기에 충전되어 있는 ‘Prefilled Syringe’이다. 이미 환자에게 필요한 정확한 용량이 충전되어 있기 때문에 약물을 빈 주사기에 주입해 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일반 주사기와 다르 지 않기 때문에, 자가면역 질환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 환자일 경우 이러한 형태의 H/W에 거부감(주사 바늘에 대한 공포, 통증 등)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Pen-Type’ 형태의 자가주사기이다. Pen-Type이라고 불리 는 이유는 일반 주사기와 달리 외형이 마치 펜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약 물을 투여하는 방식도 펜을 사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뚜껑을 열고 주사할 부위에 펜 을 갖다 댄 후 펜의 반대 끝 부분을 누르면 정확한 용량의 약물이 투여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형태의 주사기는 기존의 Prefilled Syringe보다 사용법이 쉬우면서도 정확한 용 량이 투여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이 용이하다. 또한 일부 Pen-Type SC 제형의 경우(Humira, Enbrel 등)는 주사기의 뚜껑을 열어도 주 사 바늘이 노출되지 않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성 및 감염 위험성 측면에서도 기 존의 Prefilled Syringe 형태의 디바이스보다 좋다.

    Prefilled Syringe Prefilled Syringe 구조

     

     

    이미 Pen-Type H/W 특허로 진입장벽을 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

    Pen-Type SC 제형은 단순히 환자의 편의성만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기존 주사기 보다 사용하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정확한 용량의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러한 편의성과 정확한 용량의 투여는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의 복약 순응도(정해 진 방법대로 복용하는 정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어서 긍정적이다. 또한 앞 서서 IV 제형을 환자에게 투여하기까지의 복잡한 준비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점도 의 사와 병원 입장에서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1세대 바이오의약품인 인슐린에서 Pen-Type 다바이스에 대한 장점을 파악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항체의약품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는 Roche의 사업 전략에도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 고 무엇보다 물질이나 적응증에서의 특허 뿐만 아니라 관련 Pen-Type 다바이스에도 수 많은 특허를 걸어놓음으로써 신규 시장 참여자들의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Sanofi vs Eli Lilly → 양사간의 Settlement

    2013년 12월 Eli Lilly는 Lantus(오리지널사: Sanofi, Once a daily 인슐린 제제) 바이 오시밀러에 대한 허가를 받기 위해 미FDA에 승인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에 대해서 Sanofi는 Eli Lilly의 디바이스가 본인의 관련 특허 7건을 침해했다며 특허 소송을 제기 (미 Delaware주 법원)하며 소송이 시작되었다. Eli Lilly의 Latus 바이오시밀러 ‘Basaglar’는 2014년 8월 미FDA의 잠정승인 (Tentative Approval)을 획득했고 2014년 9월 EMA 출시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 고, 이러한 특허 분쟁에 휘말리면서 30개월 출시가 미뤄지게 되었다. 이에 Eli Lilly는 Sanofi와 2015년 9월 Settlement를 맺게 되었고 이에 따라 2016년 12월부터 미국에 서의 판매가 시작되었다

    Sanofi vs Eli Lilly 의 특허 침해 관련 소송 → Eli Lilly, Sanofi 와의 Settlement 에 합의, Royalty 도 지급

    Sanofi 의 Lantus Eli Lilly 의 Basaglar

    현재 Eli Lilly는 합의에 따라 Sanofi에게 일정 규모의 로열티를 지급(정확한 내용은 비 공개)하고 있는 상황이며, 참고로 7건의 특허 소송 중 5개가 SC 디바이스 관련 내용이 었다.

    특허 분쟁 사례 2: Sanofi vs MSD/삼성바이오에피스

    사례 1: Sanofi vs MSD/삼상바이오에피스 → MSD의 상품 출시 철회

    지난 2014년 2월 7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MSD가 개발 중인 Sanofi Lantus의 바이오 시밀러 제품인 ‘Lusduna’에 일부 비용을 투자했다. 관련 계약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기대할 수 있던 수익은 Lusduna가 상업화 되면 발생할 로열티 수익이었다. 실제로 MSD는 Lusduna에 대한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2016년 8월 미FDA에 허가신청 서를 제출한다. 하지만 2016년 9월 Sanofi는 MSD의 Lusduna가 당사의 Lantus가 보 유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Hatch-Waxman 법’에 따라 출시가 30개 월 미뤄지게 되었다. 관련 소송은 총 10개의 특허 침해 관련이었으며, 이 중 8개가 Pen-Type H/W 디바이 스 관련된 것이었다. Sanofi가 제기했던 문제는 MSD가 Pen-Type H/W 디바이스를 공급받기로 한 Ypsomed가 이전에 본인들과의 계약을 통해서 경쟁사로의 디바이스 판 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에 대해 MSD와 Ypsomed는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어차피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Lusduna의 출시가 이미 30개월 미뤄지게 된 이 상 MSD는 관련 내용에 대해 추가적인 소송을 더 진행하는 대신 Lusduna에 대한 철회 를 결정했다. 그리고 2018년 10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분담했던 개발비 등을 포함한 보상금 $115백만(약 1,755억원)을 지급하기로 제안했고,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에피스 도 수용함으로써 관련 소송은 종결되었다.

    Sanofi vs MSD 와의 1 차 특허 침해 관련 소송 → MSD, 제품 출시 철회

    Sanofi vs MSD 와의 2 차 특허 침해 관련 소송 → MSD, 제품 출시 철회

    Sanofi vs Mylan/Biocon → Mylan/Biocon의 제품 출시 시점 지연

    2016년 11월 Mylan과 Biocon이 공동 개발한 Lantus 바이오시밀러 ‘Semglee’에 대 한 허가 신청을 미FDA에 제출했다. 하지만 2017년 10월 Sanofi는 Mylan과 Biocon 이 총 18개의 항목(인슐린에 대한 안정성 유지 관련 기술 2건, 나머지는 모두 H/W 디 바이스 관련)에 대해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따라서 이 역시 미FDA로부 터 ‘잠정’ 허가를 받게 된다. 이후 2018년 12월 Mylan은 미국 특허심판원에서 인슐린에 대한 안정성 유지 관련 기 술 2건에 대해서는 Sanofi를 상대로 승소를 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항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소송이 진행 중이며 아직도 Semglee에 대한 미국 출시 일정은 미정인 상황이다.

    Sanofi vs Mylan/Biocon 과의 특허 침해 관련 소송 → 제품 출시 시점 지연

     


     

    <Implication>

     

    오리지널사들의 진입 장벽은 더욱 공고해진다

    지금까지 오리지널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견제해오던 전통적인 방식은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특허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주력 제품의 매출이 특허 기간 만료 후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신물질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제형 변경’이라는 견제 방식이 한 가지 더 추가되고 있다. 바이 오시밀러 제품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한 가지 더 생기는 것이다. 오리지널사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변경한다면, 바 이오시밀러 업체 입장에서는 그 만큼 관련 시장 진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커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Roche의 전략이다. Roche는 특허 기간이 만료된 기존 Herceptin에 대해서 적응증을 추가하며 특허 기간을 늘리는 전략 보다는, 이를 SC 제형으로 변경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러한 전략을 택함으로써 Roche가 기대한 효과는 2가지라고 판단된다. 1) 이제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SC 제형으로 변경하는 것까지 돈과 시간을 써야 한다. 물론 SC 제형 말고 IV 제형만 개발해서 시장에 판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요자는 이 미 SC 제형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2) Roche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IV 제형 제품들을 SC 제형으로 계속 변경(ex. Perjeta)하려 한다. 병용 투여 전략을 더욱 쉽게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바이 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견제는 용이해질 수 있다.

    2. 바이오시밀러 업체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다 

    오리지널사들의 진입 장벽이 과거보다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즉, 이를 극복하 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또한 SC 제형 관련 기술을 보유 하고 있는지 여부도 중요해진다. 결론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업체 중 현재 안정적으로 Cash Flow가 발생하고 있고, SC 제형에 대한 기술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업체만이 오 리지널사들의 진입 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3. SC 제형 관련 Value-Chain 시장은 성장할 것이다 

    SC 제형 관련 Value-Chain은 크게 2가지이다. 첫 번째는 기술 관련이다. SC 제형 기 술은 ‘약물의 고농도화’ 기술과 ‘ECM 구조를 극복’ 기술인데, 이제 바이오의약품의 방향 성이 SC 제형으로 정해진 이상,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는 H/W 디바이스이다. 아무리 약물을 잘 만들었어도 결국 이를 사람에 투여할 때 필요한 것은 ‘주사기’이다. 현재 관련 ‘주사기’에 대해서는 글로벌 제약사와 몇 개의 특정 업체들이 특허를 통해 진입 장벽을 구축해놓은 상황이다. 따라서 신규 player의 진입 가능성은 희박한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SC 제형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관련 H/W 디바이스 업체에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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